여자친구를 상습 폭행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이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다가 형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 법원은 이 남성이 사소한 다툼에도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방법원 4형사부(구창모 부장판사)는 20대 남성 A씨의 상해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형이 가중됐다.
데이트 폭력: 2년간 8차례의 폭행
A씨는 2021년 3월부터 약 2년간 교제한 20대 여성 B씨를 반복적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의 폭행은 교제를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시작됐으며, 총 8차례의 폭행이 있었다. 이로 인해 B씨는 총 4번의 골절상을 입었다.
특히 A씨는 2021년 5월, 경기도에 있는 친구 집에서 말다툼 끝에 B씨의 옆구리를 주먹으로 마구 때려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혔다. 같은 해 8월에는 충남 서산의 자택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고 있던 B씨를 주먹으로 폭행해 안와내벽 골절을 유발했다.
형량 두 배 증가의 이유
1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가 합의하지 못한 점과 범행 경위, 범행 횟수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으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고 주장하며 항소했고, A씨 측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두 배로 늘렸다.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장기간에 걸쳐 사소한 다툼에도 폭력을 행사했으며, 8차례의 범행을 저지른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단했다.
또한 "피해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해자가 형사공탁금 2000만 원을 거부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지나치게 가벼워 검찰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인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과 법적 대응 강화 필요
이번 판결은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다시금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전문가는 "데이트 폭력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폭력 행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 단계에서 강력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노력의 필요성
데이트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적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예방 교육과 피해자 보호 조치도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연애 관계와 갈등 해결 방법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피해자가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상담 및 보호 시스템을 마련하고, 가해자에 대한 심리 치료 및 재발 방지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